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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타성

인지력에 대해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타성’이라는 현상에 맞닥뜨린다. 타성이란 주변에 새로운 사물이나 자극이 생기면 처음에는 그것을 강하게 인식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 버린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새 손목시계를 차면 처음에는 손목시계의 존재를 느끼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손목시계를 찼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한다. 새집으로 이사를 가면, 사름들은 고쳐야 하거나 개조할 것들의 목록을 작성한다. 그런 것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러나 5년쯤 지나면, 여전히 그 목록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고쳐야 할 부분들이 더 이상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 중에 하나는 ‘영적 타성’과 싸우는 것이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영적으로 현상 유지의 삶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 합리화한다. ‘나는 큰 죄에 빠져 있지 않고, 구원을 잃을 만한 일을 한 적도 없어, 나는 그런대로 잘하고 있어.’ 예수님은 ‘내가 세상에 온 것은 너희가 그럭저럭 살라고 온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우리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괜찮지 않다. 우리는 하나님의 치유를 필요로 하는 일종의 ‘영적 집중력 장애’를 앓고 있다. 영적 타성은 너무나 미묘하고 점진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영적 타성은 어떤 면에서 영적 타락보다 더 위험하다.

「생각보다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존 오트버그